생활비 관리가 안 되는 이유 5가지, 순자산 5억이어도 돈이 안 남는 이유

생활비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자산이 많아도 매달 돈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집 한 채와 자동차, 금융자산까지 합치면 순자산이 5억 원을 넘는데도 카드 결제일이 부담스럽고 갑자기 병원비 100만 원이 나오면 통장 잔액부터 걱정하는 가정이 있습니다.

이런 집을 보면 돈을 너무 많이 쓰는 것처럼 보이지만 꼭 소비습관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집값이 올라 순자산은 늘었지만 월급은 그대로일 수 있고, 주택담보대출을 꾸준히 갚으면서 자산은 늘어도 매달 사용할 수 있는 현금은 줄어들 수 있습니다.

결국 생활비 관리는 재산 총액보다 월급에서 얼마가 빠져나가고 실제로 얼마가 남는지를 관리하는 문제에 가깝습니다.

생활비 관리에서 순자산보다 현금흐름이 중요한 이유

7억 원짜리 아파트를 가지고 있고 주택담보대출이 2억 원 남아 있다면 주택 기준 순자산은 5억 원입니다.

하지만 통장에 현금이 500만 원밖에 없다면 당장 생활에 쓸 수 있는 돈은 많지 않습니다.

아파트 가격이 아무리 높아도 이번 달 식비나 아이 교육비를 내기 위해 집 일부를 떼어서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

순자산은 지금까지 쌓아온 재산을 보여주는 숫자이고 현금흐름은 현재 생활의 여유를 보여주는 숫자입니다.

국가통계포털 KOSIS 경제상황판에서도 가구소득과 가구자산, 가구부채, 가구순자산을 각각 다른 지표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우리 집 생활비 관리도 같은 방식으로 보는 게 좋습니다. 자산이 얼마인지와 매달 얼마가 남는지는 따로 계산해야 합니다.

1. 생활비 관리가 어려운 첫 번째 이유는 높은 주거비

월급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지출 중 하나가 주거비입니다.

맞벌이 가정의 월 실수령액이 600만 원이고 주택담보대출 원리금으로 매달 170만 원을 낸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여기에 관리비와 공과금 40만 원을 더하면 월급의 3분의 1 이상이 식비를 쓰기도 전에 빠져나갑니다.

특히 대출 원금을 갚을 때는 조금 이상한 상황이 생깁니다.

대출 원금 100만 원을 갚으면 부채가 줄어들기 때문에 순자산은 100만 원 증가합니다. 하지만 실제 통장에서는 100만 원이 사라집니다.

자산은 늘고 있는데 생활은 더 빠듯하게 느껴질 수 있는 이유입니다.

생활비 관리에서는 집값보다 주택 관련 비용이 월 실수령액에서 얼마나 차지하는지를 먼저 보는 것이 현실적입니다.

2. 생활비 관리를 망치는 자동차·보험·교육비

생활비가 부족하면 흔히 식비나 외식비부터 줄이려고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매달 자동으로 빠져나가는 고정비가 더 큰 문제일 수 있습니다.

자동차 할부금 60만 원, 가족 보험료 50만 원, 자녀 교육비 100만 원, 통신비 20만 원, 구독서비스 10만 원이라면 이 다섯 항목만으로 월 240만 원입니다.

자동차 비용도 할부금만 보면 안 됩니다.

자동차보험과 자동차세, 주유비, 주차비, 정비비까지 합치면 실제 부담은 훨씬 커집니다.

자동차 비용이 얼마나 들어가는지 감이 없다면 ‘차를 팔면 생활비가 얼마나 줄까? 자동차 비용 7가지’ 글처럼 할부금부터 감가상각까지 한 번에 계산해보는 방법이 도움이 됩니다.

보험도 마찬가지입니다.

각 계약은 월 3만~5만 원이라 부담이 작아 보여도 부부와 자녀 보험을 모두 더하면 월 50만 원을 넘을 수 있습니다.

가족 보험료가 생각보다 크다면 ‘보험료는 소득의 몇 퍼센트가 적당할까’처럼 전체 보험료를 월 실수령액과 비교해보는 것이 먼저입니다.

생활비 관리는 작은 소비를 줄이는 것보다 이런 고정비를 먼저 찾아내는 데서 시작됩니다.

3. 생활비 관리에서 빠뜨리기 쉬운 비정기지출

매달 생활비 예산을 잘 지키는데도 통장에 돈이 남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자동차보험, 여행비, 경조사비, 병원비처럼 매달 나오지 않는 돈을 생활비에서 빼고 계산했기 때문입니다.

월 생활비를 350만 원으로 잡은 가정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1년 동안 자동차보험 100만 원, 자동차세와 정비비 100만 원, 여행비 300만 원, 명절과 경조사비 150만 원, 병원·치과비 100만 원, 가전제품 교체비 150만 원이 나갔다면 총 900만 원입니다.

900만 원을 12개월로 나누면 월 75만 원입니다.

겉으로는 생활비가 월 350만 원이지만 실제 생활비는 월평균 425만 원이었던 셈입니다.

성과급이 들어올 때마다 자동차보험이나 여행비로 사라진다면 월급이 부족해서라기보다 연간 지출을 월 생활비에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것일 수 있습니다.

생활비 관리를 다시 시작한다면 한 달 카드값보다 최근 1년 지출을 먼저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4. 소득이 올라도 생활비 관리가 안 되는 이유

생활비 관리를 위해 월 소득과 고정비, 비정기지출을 계산하는 모습

연봉이 오르면 자연스럽게 저축도 늘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집이 많습니다.

월 실수령액이 400만 원일 때 생활비 320만 원을 쓰고 80만 원을 저축했다고 해보겠습니다.

몇 년 뒤 월 실수령액이 600만 원으로 올랐는데 생활비도 520만 원으로 증가했다면 저축액은 여전히 80만 원입니다.

소득은 200만 원 늘었지만 생활의 여유는 그대로입니다.

연봉이 오르면서 자동차를 바꾸고 외식비가 늘고 아이 교육비가 추가되면 이런 일이 쉽게 생깁니다.

소득이 늘 때마다 소비 수준도 비슷한 속도로 올라가면 월급이 아무리 올라가도 돈이 남지 않습니다.

생활비 관리를 오래 유지하려면 월급이 오른 뒤 남는 돈을 저축하는 방식보다 증가한 소득의 일부를 먼저 저축한 뒤 나머지 금액으로 생활하는 구조가 더 효과적입니다.

5. 현금성 자산이 적으면 생활비 관리가 더 어렵다

순자산이 같아도 현금성 자산 규모에 따라 생활 안정성은 크게 달라집니다.

A가정은 주택 순자산 4억8천만 원과 예금 2천만 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B가정은 주택 순자산 3억 원, 예금과 적금 1억 원, 투자자산 1억 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두 집 모두 순자산은 5억 원입니다.

하지만 갑자기 소득이 끊기면 상황은 다릅니다.

A가정은 사용할 수 있는 금융자산이 많지 않아 대출을 받거나 자산을 급하게 처분해야 할 수 있습니다.

B가정은 금융자산이 상대적으로 많아 같은 상황에서도 버틸 시간이 훨씬 깁니다.

비상금은 투자수익을 내기 위한 돈이라기보다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생활비를 지키는 돈에 가깝습니다.

가까운 시기에 사용할 돈과 장기 투자금을 어떻게 나눌지 고민된다면 ‘예금 4% 배당 5% 비교’ 글처럼 안전자금과 투자자금을 목적별로 나누는 방법도 참고할 수 있습니다.

생활비 관리가 안 되는 집의 실제 지출

월 실수령액이 650만 원인 3인 가족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주택대출 원리금 150만 원, 식비 100만 원, 자녀 교육·돌봄비 80만 원, 보험료 55만 원, 자동차 관련 비용 70만 원, 관리비와 공과금 40만 원, 통신비 15만 원, 외식과 여가비 60만 원, 기타 생활비 30만 원이 든다면 월 지출은 600만 원입니다.

매달 남는 돈은 50만 원입니다.

여기에 자동차보험과 여행비, 경조사비, 치과비 같은 비정기지출까지 포함하면 실제로는 저축할 돈이 거의 없을 수도 있습니다.

이 가정이 집값 상승으로 순자산 5억 원을 가지고 있어도 생활비가 빠듯하다고 느끼는 것은 이상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순자산이 2억 원이어도 대출이 거의 없고 월 600만 원 중 350만 원만 사용하는 가정이라면 매달 250만 원을 남길 수 있습니다.

현재 생활의 여유만 놓고 보면 후자의 현금흐름이 더 좋습니다.

생활비 관리할 때 먼저 계산할 숫자 3가지

생활비 관리를 다시 잡고 싶다면 세 가지부터 계산해보면 됩니다.

첫 번째는 월 저축액입니다.

월 실수령액 600만 원 가운데 120만 원이 꾸준히 남는다면 저축률은 20%입니다.

두 번째는 고정비입니다.

주택대출, 자동차, 보험, 교육비와 통신비처럼 월급을 받으면 거의 자동으로 빠져나가는 돈을 모두 더합니다.

세 번째는 비상금입니다.

현재 소득이 끊겼을 때 보유한 현금과 예금만으로 필수생활비를 몇 개월 부담할 수 있는지를 계산합니다.

우리 집의 자산과 부채 수준을 전체 가구와 비교해보고 싶다면 국가통계포털 KOSIS 경제상황판에서 가구소득, 가구자산, 가구부채와 가구순자산 지표를 함께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kosis.kr/visual/economyBoard/economyDash.do?lang=kr

보유 중인 금융상품이나 대출 정보를 다시 점검하고 싶다면 금융감독원 파인 금융소비자정보포털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예금, 대출, 보험 등 금융 관련 정보를 한곳에서 확인하기 편합니다.

https://fine.fss.or.kr

숫자를 비교하는 목적은 남보다 자산이 많은지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집 지출 구조가 소득에 비해 지나치게 무거운지 판단하는 데 있습니다.

생활비 관리, 무엇부터 줄여야 할까?

생활비가 부족하다고 커피값이나 배달비부터 줄이는 것은 효율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월 5만 원을 아끼려고 매일 스트레스를 받는 것보다 월 50만 원 이상 나가는 고정비 하나를 조정하는 쪽이 효과가 큽니다.

가장 먼저 대출 원리금과 자동차 비용을 봅니다.

그다음 보험료와 교육비를 확인합니다.

자동차 두 대가 꼭 필요한지, 사용하지 않는 보험 특약이 남아 있지는 않은지, 교육비가 소득 증가보다 빠르게 늘고 있지는 않은지를 따져봅니다.

대출을 빨리 갚을지 현금을 확보할지 고민되는 가정이라면 ‘대출을 먼저 갚을까, 저축과 투자를 계속할까’에서 대출금리와 현금흐름을 함께 비교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마지막으로 통신비와 구독서비스, 외식과 쇼핑처럼 비교적 조정하기 쉬운 지출을 줄입니다.

생활비 관리의 핵심은 매달 남는 돈이다

생활비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집값이나 순자산 숫자 하나가 아닙니다.

매달 모든 비용을 내고 실제로 얼마가 남는지가 핵심입니다.

자산 대부분이 집에 묶여 있고 대출 원리금과 자동차, 보험, 교육비 같은 고정비가 높으면 순자산이 많아도 생활비는 빠듯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자동차보험, 여행과 경조사처럼 1년에 몇 번 발생하는 비용을 빼먹으면 실제 생활비를 훨씬 적게 알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생활비 관리를 제대로 하려면 최근 1년 동안 사용한 돈을 모두 더해 월평균 지출을 계산하고, 그 금액을 월 실수령액과 비교해보는 것이 먼저입니다.

모든 생활비를 낸 뒤에도 일정한 금액이 꾸준히 남고 갑자기 소득이 끊겨도 몇 개월을 버틸 비상금이 있다면 가계는 비교적 안정적입니다.

반대로 자산은 많은데 카드값을 다음 월급으로 막고 있다면 자산을 더 늘리기 전에 월 현금흐름부터 손볼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생활비 관리를 잘한다는 것은 무조건 적게 쓰는 것이 아니라 버는 돈 안에서 고정비와 비정기지출을 감당하면서도 매달 돈이 남는 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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